가을이 되면 어김없이 생각나는 간식이 바로 고소하고 달콤한 밤입니다. 막상 먹으려 하면 껍질이 단단해 손이 많이 가고, 삶는 방법도 은근히 까다롭죠. 하지만 조금만 요령을 알면 손쉽게 껍질을 벗기고, 맛있게 삶아 오랫동안 보관할 수 있습니다. 다음에서 밤 껍질 까는 요령과 맛있게 삶는법, 그리고 신선하게 유지하는 보관방법을 소개합니다.
1. 밤 껍질 까는 요령
밤을 까기 전, 껍질을 부드럽게 만들어주는 준비 과정이 중요합니다. 우선 밤을 깨끗이 씻은 뒤 칼끝으로 겉껍질에 열십자(+) 모양의 칼집을 살짝 내주세요. 그런 다음 끓는 물에 약 5분간 데친 뒤 찬물에 옮기면 껍질이 수축되어 훨씬 쉽게 벗겨집니다. 이 과정을 거치면 단단한 겉껍질 뿐만 아니라 속껍질(태좌)도 함께 들뜨기 때문에 손으로 살짝 눌러도 자연스럽게 벗겨집니다.
전자레인지로 간단히 할 수도 있습니다. 밤을 젖은 키친타월에 감싸 1분 30초에서 2분 정도 돌리면 껍질이 부드러워져 손쉽게 벗겨집니다. 단, 과열되면 밤이 터질 수 있으니 미리 칼집을 내는 것이 안전합니다. 또 다른 방법으로는 냉동 후 해동을 이용하는 것입니다. 밤을 껍질째 냉동실에 두었다가 해동하면 수분이 팽창하며 껍질이 들뜨기 때문에 손으로도 비교적 쉽게 벗겨집니다.
껍질을 깐 밤은 공기 중에 오래 두면 갈변되므로, 바로 물에 담가 색 변화를 방지해 주세요. 만약 조리 전 미리 까둔 밤을 보관해야 한다면 물에 담근 상태로 냉장 보관하는 것이 좋습니다.
2. 밤 맛있게 삶는법
밤을 제대로 삶으려면 당분이 천천히 배어들도록 조리 과정에 신경 쓰는 것이 무엇보다도 중요합니다. 삶는 시간과 불의 세기에 따라 식감과 맛이 완전히 달라지기 때문입니다. 아래 단계별로 차근히 따라 해보세요.
1. 기본 준비
- 먼저 깨끗이 씻은 껍질 벗긴 밤을 냄비에 넣습니다.
- 밤이 잠길 만큼 물을 붓고, 소금 한 꼬집 + 설탕 1스푼을 함께 넣어주세요. 소금은 단맛을 더 진하게 해주고, 설탕은 밤의 고소한 풍미를 살려줍니다.
2. 냄비 사용
- 물이 끓기 시작하면 불을 중약불로 줄이고 30~40분 정도 은근히 끓입니다.
- 젓가락으로 찔러보아 부드럽게 들어가면 완성입니다.
- 물이 너무 졸아들면 따뜻한 물을 조금씩 추가해주되, 찬물을 넣으면 밤이 딱딱해질 수 있으니 주의하세요.
- 삶은 후에는 불을 끄고 뚜껑을 덮은 채 10분간 뜸을 들이기가 좋습니다. 이 과정을 거치면 밤 속까지 수분이 골고루 스며들며 훨씬 부드럽고 달콤해집니다.
3. 압력솥 사용
압력솥을 활용하면 짧은 시간에 찐밤처럼 완성할 수 있습니다. 압력솥의 열기로 밤이 속까지 고르게 익으면서 겉은 단단하지만 속은 포슬포슬한 질감으로 완성됩니다.
- 밤과 물 한 컵을 넣고 뚜껑을 닫습니다.
- 중불에서 약 10분간 가열한 뒤 불을 끕니다.
- 김이 완전히 빠진 뒤 10분간 뜸을 들입니다.
4. 찜기 활용
삶는 대신 찜기를 활용하면 밤의 본래 단맛과 고소함을 더 풍부하게 즐길 수 있습니다. 찜기의 수증기가 밤 속까지 스며들어 촉촉한 식감이 살아나며, 삶은 밤보다 형태가 단단해 껍질을 벗기기도 한결 수월합니다.
- 찜기에 밤을 넣고 중불에서 약 20분간 찌기
- 김이 자욱하게 올라올 때부터 시간을 재면 됩니다.
5. 기타 꿀팁
마지막으로 알아두면 좋은 포인트 몇 가지입니다.
- 삶은 직후 따뜻할 때 껍질을 벗기면 훨씬 수월합니다. 식으면 껍질이 다시 달라붙습니다.
- 껍질째 삶을 경우, 칼집을 미리 내두면 터짐을 방지할 수 있습니다.
- 단맛을 더 끌어올리고 싶다면, 삶는 물에 꿀이나 흑설탕 한 스푼을 넣어보세요.
- 식힌 밤은 바로 냉장 또는 냉동 보관해야 촉촉한 상태가 유지됩니다.
3. 밤 보관방법
삶은 밤은 시간이 지나면 금세 수분이 날아가고 딱딱해지기 때문에 보관 방법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껍질을 벗기지 않은 밤은 신문지나 종이봉투에 싸서 냉장 보관하면 약 일주일간 신선함을 유지할 수 있습니다.
이때 밀폐용기보다는 약간의 통풍이 되는 재질이 좋습니다. 껍질을 깐 밤은 산화와 건조를 막기 위해 지퍼백에 넣고 냉동 보관하세요. 이렇게 하면 2개월 정도까지도 보관이 가능합니다.
냉동한 밤을 다시 먹을 때는 상온에서 자연해동한 뒤 전자레인지에 30초만 돌리면 갓 삶은 밤처럼 촉촉한 식감이 돌아옵니다. 또한 껍질째 보관한 생밤은 물에 담가 냉장 보관하면 벌레 발생을 막을 수 있습니다.
물은 하루에 한 번 갈아주면 최대 2주까지 보관할 수 있습니다. 보관할 때는 반드시 습기를 적절히 유지하는 것이 핵심입니다. 너무 건조하면 밤이 쪼그라들고, 너무 습하면 곰팡이가 생기기 쉽기 때문입니다.
밤 껍질 까는 요령만 알아도 손이 덜 가고, 맛있게 삶는법을 익히면 고소한 가을 간식을 언제든 즐길 수 있습니다. 여기에 보관방법까지 숙지하면 제철 밤을 오랫동안 신선하게 맛볼 수 있죠. 올가을에는 직접 손질하고 삶은 따뜻한 밤 한 알로 계절의 풍미를 느껴보시길 바랍니다.